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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박찬욱의 섬세한 손길

by 타임크래커 202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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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화 "헤어질 결심"은 "아가씨" 작품 이후 6년 만에 개봉하게 되는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영화이다. 간단한 이야기를 보자면, 산에서 일어난 한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를 만나게 되면서, 때로는 그를 의심하고, 때로는 그에게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되며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흥미롭게도 이번 칸 영화제의 초청작품이기도 하며, 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번 영화의 총제작비는 약 130억 정도 되는데, 단순 계산으로 120만 명 정도의 관람인원이 모여야 이익이 나는 상황이었다. 이번 영화는 6월 문화가 있는 날에 개봉하였는데, 첫날에만 50만을 돌파하면 박찬욱 감독의 이름값을 했다는 평이다. 다만, 기존 작품들에 비한다면 조금 부진한 기록이었는데, 아마도 뒤이어 개봉했던 "토르 : 러브 앤 썬더"가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영화관의 비용이 올라간 부면도 있고, 그러다 보니 관객들이 화려한 액션이나 영상과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영화들로 수요가 몰린 측면도 고려할 수 있다.

 

7월 17일이 넘어가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었는데, 결국 누적 관객수 188만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감독의 이전 작품인 아가씨나, 박쥐 등을 생각해 볼 때, 쉽게 말해서 그런 난해한 작품들도 2~400만을 모았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작품의 부진에 의문을 품을 수도 있을 것이다. 

2. 영화 탐구

이번 영화의 모티브를 찾는다면 무엇일까. 누군가와 이별하는 순간 찾아오게 되는 사랑이라는 역설적인 감정을 다루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인물들의 대사에서는 한 번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베드신도 없다. 육체적인 관계보다는 인물들의 고차원적인 정신적인 교감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경찰과 용의자라는 관계,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할 수밖에 없는 관계, 불륜, 외국인 등 모든 설정들이 복잡 미묘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장치들이었다.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배색 대비를 통해 인물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같은 바다이지만 서래에게는 파란색의 바다, 하지만 해준에게는 붉은 노을이 내려오는 갈색의 바다이다. 같은 구도이지만 색표현을 다르게 하므로 인물의 감정과 서사를 표현해낸다. 결국 그것은 인물의 심리 묘사, 전후 사건들까지 표현하게 도와준다.

 

잔잔하지만 묵직한 은유와 대비가 영화를 빛나게 한다. 산과 바다의 대비, 부산과 이포, 청록색 패턴의 벽지와, 따뜻한 우드 느낌의 실내 인테리어의 대비, 모두 박찬욱 감독의 변태스러울 정도의 놀라운 표현력의 산물이다.

 

음악에서도 섬세함이 느껴진다. 두 장면에서 이 영화의 테마곡이 나온다. 그 선율이 슬픔과 기쁨을 한 번에 느끼게 한다. 첫 번째 장면은 애틋한 사랑으로 느껴지지만, 두 번째 장면에서는 상실감만이 느껴진다. 하나의 음악이 전혀 다른 감정을 가져오게 한다. 이 반대되는 정서는 결국 영화의 지향점과도 일치한다. 이별의 순간과 사랑의 순간이 일치한다는 전체 주제의 역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3. 뒷이야기

감독은 말하기를, 각본을 써내려 갈 때부터, 탕웨이와 박해일을 떠올렸다고 한다. 사실 처음 스케치 과정에서는 "송서래"라는 캐릭터는 용의자라는 콘셉트 말고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었지만, 정서경 작가가 중국 사람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이유는 그렇게 말해서라도, 탕웨이를 캐스팅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결국 이 캐릭터는 탕웨이가 아니면 대체제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탕웨이의 발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당시 현장에서 녹음 시에도 완벽했지만, 후시 녹음에 엄청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수십 번의 녹음을 반복하고, 일부러 이 작품에 노출되지 않은 관계자를 찾기 위해(귀에 익숙해지는 상황을 방지하려고) 스텝들의 친인척까지 데려와 확인시켰다는 후문이다.

 

이 영화의 오프닝을 떠올리면, 투자자 이름이 처음 올라오는 순서를 지키지 않는다. 곧장 총성이 들린다. 이러한 시도는 사건 현장을 상상하도록 하려는 시도였다고 한다. 인물들에 대한 틀린 선입견을 갖게 하고, 긴장감을 올릴 수 있었다. 관객들이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영화에 사용된 드레스에는 청색 혹은 녹색으로 보이는 원피스가 등장한다. 회색지대에 있는 영화의 분위기를 표현하기에 최적의 의상이었다.

 

김신영의 캐스팅이 놀라웠다. 꽤나 비중 있는 역할이었다. 이 역시 감독의 선택이었다. 감독은 김신영을 "탁월한 천재"라고 표현했다. 결과 역시 대박이었다. 이런 선택을 하는 감독이 천재인 것 같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138분이다. 138이라는 숫자는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숫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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